오래간만에 펴봤던 '지와 사랑'
내가 헤르만헤세에 첨 빠져들게 만든 책이었는데..
울엄마도 헤르만헤세의 왕팬이었다는걸 얼마전..한달전쯤 알았다..!
나도 중학교때 푹 빠져있었는데! 모전여전이었단 말인가 ^^
아무튼.. 수레바퀴 아래서.도 학업에 성실해야 하는 당시 상황과 오버랩되어 좋아했었지만...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은 지와 사랑이었다. 그때 읽은 다른 책에서는 나르찌스와 골드문트.라고도 했었던것 같다. (다른책을 읽고,, 소장용으로 사서 또 읽고.. 또읽고.. ^^;;;)
뭐 당시에는 나의 첫사랑이었던 >.< 오빠에게 빠져있던 때라 당시의 내상황에 겹쳐보여서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이성에 기반한 삶과 감성에 기반한 삶. 이 둘을 대표하는 나르찌스와 골드문트.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결코 떨어질 수 없고 상대방을 동경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업신여기는 모든 감정이 복합된 상태.
그것은 나라는 한 인간 안에 있는.. 이성과 감성의 업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진정자유로운 예술가인 골드문트의 모습에 이끌릴만도 하건만
매번 책의 마지막장을 덮을 때면 나는 나르찌스의 편이었다.
스스로 그러함을 부인할 수 없어서 나는 첫사랑에 죽자살자 매달리지 않았고
이성적인 삶의 목표 - 과학고 가고 카이스트 가고 등등 - 를 추구하며 살았다.
그 당시 나에게 있어 나르찌스란, 어릴적 꿈대로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에 가서 연구자가 되는 것이었고
골드문트란, 내가 운명이라 느끼는 첫사랑의 그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내가 백번 옳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
우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공부를 하기 때문에 너무나 행복하고, 이것은 아마도 첫사랑과 함께 사는 행복보다 더 큰 것 같다.
둘째로..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랑 함께 한다고 해서 happily ever after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지금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 변할 수도 있고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Anyway..
갑자기 나르찌스와 골드문트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서..
그냥 요즘 내 상황도 매칭이 되더라.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나르찌스다.
Heart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는 않지만
때때로 어리석다.
변덕이 심하기도 하고
자신의 결정에 책임질 줄도 모른다.
한마디로 망나니인 것이다.
내가 젤좋아하는 작가중 하나인 앤드류 매튜스씨의
Follow your heart.의 heart도 사실은.. 그저 heart가 아니라...
active하게 살라는 의미인 것 같다.
판단은 이성적으로 하되
행동은 열정적으로 하는 것이다.
내가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꿈이 뭐든 다 저절로 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언제나 판단은 철저히 이성적으로 해야한다.
꿈은 내게...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의 결정이나
결정된 상황을 추진해 나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줄 뿐이다.
꿈은 나에게 삶의 가치를 부여해주지만
그것이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 꿈을 확실히 이루는 방법은...
이성의 힘에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이성이 좋다. >.<
Reasonable한게 좋다고.. logical한것..
때때로 사람들은 이성에 기반하는 삶의 태도를
냉정하고 인정머리 없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하는 것같다.
하지만 이성신봉자로써>.< 주장하건데
이성에 기반하는 생활은 판단에 근거와 합리성을 가지는 것일 뿐이지
양심, 도덕, 동정심, 연민 같은 감정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러한 감정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따져서 생각한 후에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때때로 동정심에 휘둘려서 자신의 것을 내던지는,
어찌보면 열정적이고 어찌보면 어리석고 무모한 사람들의 눈에는
냉혈한처럼 비춰질 수 있는 것이다.
아주 쉽게 비교하자면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장님에게는 인색하되
합법적이고 투명한 기관 - 아름다운 재단, 월드비전 같은 것들 -에는 기부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뭐 그렇다고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나르찌스편이다. ^^
나의 첫번째 화두, 나르찌스와 골드문트.
아마도 꽤나 오래 나를 따라다니며 종종 깨달음을 줄 것 같은 좋은 책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