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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일이 11/22인 따끈따끈한 책이었다.
장편 '실화' 소설이라는데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구분이 안갈 만큼
소설로써의 흥미진진함이 충분했다.
잘 살펴보면 설곽에서 본 사람들의 몇몇 면모와 매칭 시킬 수 있을정도로
구체적이며 전형적인 천재들의 모습을 잘 그려낸 것 같다.
인종, 출생국에 따른 분위기와 성격 역시.
아시아, 특히 중국과 우리나라의 교육 방식과 학생들의 특징 역시
정곡을 찔리는 기분이었다. ^^
한국의 수학교육 방식이 유일하게 미국과 동일하게 획일적이라고 나온다. ^^ 챙피하지~ >.<
그리고 배짱 쎈 한국계 미국인 데이비드 신.
첫쨋날 모르겠어서 그냥 한문제는 자버렸다는 소리를 하는 것에
어딘가 공감대가 생기지 않는가? ^^
맘에 있는 소리를 반대로 해대며 툭툭치고 주먹도 나가고..
자기보다 어리고 약해보이는 꼬마(티앙카이 리우)를 보자마자
가서 챙겨주고 데리고 다니는 모습까지. ^^
꼬마천재 티앙카이와 그를 지키려고 하는 진정한 학자들,
그리고 소설이면 빠질 수 없는 악역. 음모를 주도하는 >.< 스타이글러박사.
암묵적인 인종 차별. 백인 우월주의. 아시아인에 대한 미국인들의 위협감 등
현실적인 감정들이 적절하게 녹아들어 있고 표현역시 훌륭했다.
넘치고 넘쳐나는 천재 아이들의 자랑거리들을 모아놓은 책이 아니라
그들이 보호받아야 할 필요성, 약한 영혼, 인종문제, 청소년기의 감정처리,
어른들의 편협함, 학문을 대하는 자세의 차이, 친구가 되고 우정을 쌓는 모습..
이러한 모든 것들을 통체적으로 담아낸 멋진 소설인 것 같다.
전혀 딱딱하지 않고 수학문제라고는 간단한 에피소드들만 나오고
젤 뒷쪽에서 실제 국제 올림피아드 문제가 세문제 소개되기는 하지만
수학을 몰라라 하는 사람들도 아무나 읽을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수학, 혹은 어떠한 학문이라도
자신의 흥미로 공부해 보았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동을 받고 가슴이 뜨거워지고 자신의 행복했던 그때를 생각하게 될만한
감동적인 책이었다.
표지그림을 보고, 처음에는 가볍게 읽으려고 산 책이었는데
이 책 읽다가 집에서 늦게 출발하고 기차안에서도 한잠도 안자고 내내 읽어서 다 읽을 정도로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책 속 에서 따옴...
주밍 휑은 그런 염려에도 불구하고 티앙카이에게 답안을 간단하게 작성하라는 충고를 하지는 못했다. 그건 티앙카이의 수학적 상상력을 가로막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올림피아드에서 차지하는 명예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학문을 하는 사람에게는 진실에 도달하려는 탐구심과 모험심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었다. 하지만 주밍 휑은 한가지 충고를 잊지 않았다.
"티앙카이, 난 수학도 일종의 언어라고 생각해. 네가 펼쳐 놓은 아름다운 말들을 다른 사람이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미덕이란다."
학문은 우리보다 앞선 학자들과 선현들이 이루어 놓은 성과가 축적되어 이루어진 역사다. 결국 우리는 우리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다른 이들과 공감하고 협력하여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어떠한 학문과 진실도 책상머리에 앉아 끙끙 앓는 천재 한사람의 전유물이 될 수는 없다.
레이드 바튼 군뿐만 아니라 여기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우리 미래의 희망입니다. 아니,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희망이지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거기게 응다한 관심과 환경이 주어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홀대를 받는 아이가 생겨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수학과 과학이 인류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인도할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시골에서 자라며 풀의 이름과 새의 이름을 다랃ㄹ 외고 다니는 아이들 역시 어떤 면에서는 천재라고 할 수 있지요. 학문이 추구하는 단 하나의 목표는 진실입니다. 진실이 바탕이 될 때 우리의 삶은 조화와 질서 속에 평화를 누리게 될 겁니다. 앞으로 자라날 우리의 아이들은 지난 한세기 동안 어른들이 저질러 온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을거라고 확신합니다. 거기에 희망이 있습니다.
잡담...
책을 읽고나니, 나도 수학올림피아드를 나가고 싶어했던 때가 떠오른다.
하지만 사실 나는.. 수학이라는 분야에서 절대 천재가 되지 못했었고
스스로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올림피아드를 수학자로써의 시발점이라던지 스스로의 두뇌가 마음껏 돌아갈 수 있도록 할 출구라던지 재능을 발휘할 기회라던지 하는 관점에서는 절대로 보지 못했다.
내게 올림피아드, 특히나 국제 올림피아드는 너무나 먼 별이었고
내가 기껏 기대할 수 있는 것을 서울시대회나 나가보는 것 정도였을 것이다.
교내대회에서 3명을 뽑는 것은 그럭저럭 확정시되어있었지만...
대교 올림피아드에서 장려상, 어린이회관 올림피아드에서 동상을 받고
나는 스스로에게 한계를 그엇던 것 같다.
나와 같이 공부하면서 항상 내 앞의 1,2등을 맡아하던 두 남자아이들은
내가 장려상을 받을 때 각각 은상과 동상을, 내가 동상을 받을 때 금상과 은상을 받았다.
나는 언제나 전교 3등이었고 서울 시내 수많은 학교들을 생각하고 전국의 더 많은 학교들, 세계의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나는 멍청한 초등학생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것은 내게.. 올림피아드 따위는 꿈도 꾸지 말아라.라는 다짐으로 가슴에 와서 박혔다.
어쩌면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잘하지 못하는거면 그냥 포기하자고 그럼 최소한 열등감같은건 느끼지 않을 거라고. 그냥 난 그거 안한거야! 하고 생각하면 될테니... 못한게 아니니까..
하지만 나는... 그래도 값진 것들을 많이 얻었다.
남들처럼 학원을 다니지도 과외를 받지도 않았기 때문에 6학년 경시반에서 처음 배운 중 1 수학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일주일에 두세번씩 방과후 한시간씩 남아서 문제를 풀고 설명을 하던 그 때.. 잘하는 친구들과 뭔가 통하는 느낌.
그리고 올림피아드 문제집을 풀 때의 그 느낌. 심연의 깊은 곳에 빠져있어 고요히 생각이 집중될 때의 느낌을 잊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일요일 새벽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놓고 내복바람으로(초등학생이었다니까 ㅡ.ㅡ 근데 요즘 초등학생들은 내복 안입을거 같다. ㅋㅋ) 문제를 풀때의 상쾌함.
그것은 절대, 비싼 돈 들여서 억지로 과외받고 멀리까지 학원을 다니면서 느낄 수 있는 느낌이 아닐 것이다. 나는 그런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어서, 당시의 경시반 경험이 정말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내가 올림피아드에 전혀 승산이 없고 따라서 과학고 진학을 위해 내신에만 힘쓰고 경시는 포기하기로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산 교연학원에서 하는 경시수업에 나가고 (비쩍 마른 선생님 한분이 3명을 지도하는 클래스였는데.. 나는 교연학원 다니는 학생도 아니었지만 운이 좋아 들어갈 수 있었다. 따라서 나만 수강료 책정이 애매했던 상황.. ^^;; -다른 아이들 2명은 교연학원 학생.. ) 이름도 요상한 어쩌고 저쩌고 정리들을 늘어놓고 자기 나름대로 증명을 해보고 나가서 설명해보고 하는 식의 재미난 수업에 푹 빠져있곤 했다.
지금도, 내가 천재가 아니라는 것은 명확하고
영재도 되지 못한다는 것은 알지만
그 때 그 느낌. 수학에 빠져있을 때의 느낌은...
너무나 황홀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저 책을 읽으면서 나온 많은 부분들에 공감할 수 있었고
나의 유년기의 한 때에 올림피아드 문제 라는 것들을 접하면서
너무나 소중한 경험들을 얻었다는 것에 다시한번 감사한다.
나중에 내 아이가 태어나면
그냥 단순히 흥미거리로만이라도 올림피아드 문제들을 던져보고 싶다.
당시 대부분의 주위 엄마들 처럼.. 수상만을 목표로 개몰듯이 모는 것 말고...
만약 그랬다면 나도 아주 금방 흥미를 잃어버렸겠지만, 우리엄마가 그렇게 하지 않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여느 경시 준비반처럼 스킬만 가르치지 않고 좀더 제대로 된 증명을 가르치려고 애써 주신 그 마르고 허약한 선생임께도. (전형적인 수학자의 모습이셨다. 진짜 마르고 비실비실해보이시는데 눈매는 엄청나게 날카로우신 선생님)
초등학교 때 항상 내 앞자리에만 있던 두 남학생은
평범하게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쳐 (물론 높은 성적을 받으며 학창시절을 보낸 것은 당연하지만 ^^) 둘다 서울대 공대에 재학하고 있다.
하지만 중학교때는 항상 내가 더 잘했고, 나는 설곽에 간 것으로 미루어보아
단순히 올림피아드 문제를 더 잘풀고 못풀고 하는 것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핵심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 ^^
은상이나 동상이나, 우리는 결국 올림피아드 분야에서는 삼류 찌끄러기 밖에 되지 않았을테니까. ^^
오히려, 올림피아드 문제를 풀면서 얼마만큼 스스로 지적 유희를 즐겼느냐가, 그래서 얼마만큼 더 학문의 즐거움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확률문제나 도형문제를 풀면서 무슨법칙이니 무슨공식이니 나는 들어보지도 못한 것들을 선행학습으로 알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느꼈던 주눅과 열등감, 그리고 창피해서 차마 물어보지는 못하고 책을 뒤져가며 나대로 공부해야했던 약간의 설움 역시..
지금에 와서는 내게 소중한 자원이 되어있다는 생각이다. :)
관련 책소개 및 서평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과 괴짜 수학천재들이 이룬 최고의 드라마!
“최고의 수학쟁이들이 만든 실화!”
1996년 7월, 미국의 수학 전문 잡지 <매쓰매티카Mathematica>는 이례적으로 매우 선정적인 기사를 실었다. 그것은 두 개의 ‘수학 공부 모임’에 대한 기사였는데, 이 두 집단이 마치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세력인 것처럼 묘사했기 때문이다. 이 기사를 시발점으로 여러 언론들이, 재미있는 양상을 보이는 이 두 가지 수학 세력에 대한 기사를 경쟁적으로 다루었고, CBS와 BBC 등은 밀착 취재를 하기도 했다.
이 유수의 언론들이 다룬 소재는 수학이었다. 그리고 그 다큐멘터리의 주인공들은 서로의 이념에 의해 편이 갈린 현역 최고의 과학자들과 그들이 키우고자 하는 수학천재들이었다. 한편에서는 이 두 모임을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로 묘사하기도 했다.
앤드류 와일즈(‘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프린스턴의 수학자), 에릭 랜더(미국 최초의 올림피아드 팀원이며 노벨상 2회 후보에 오른 유전공학자), 카밀라 퍼슨 벤보우(미국 영재 프로그램의 책임자), 폴 제이츠(샌프란시스코 대학의 수학교수), 제임스 스타이글러(전 미국 수학과학협회 의장), 타티아나 슈빈(새너제이 주립대학 수학교수), 티투 안드레스크(2001년 현재 미국 수학 올림피아드 팀 코치), 주밍 휑(현 미국 수학 올림피아드 코치) 등과 미국 수학 올림피아드 대표팀에 선발된 여섯 명의 수학천재들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수학 올림피아드를 둘러싼 인종차별주의의 음모
“3명의 백인, 3명의 동양인, 최고는 백인이어야 해!”
1996년 티앙카이 리우라는 중국계 천재를 발굴한 카밀라 퍼슨 벤보우와 에릭 랜더는 수학과학협회가 주관하는 ‘수학 캠프’에 이제 초등과정 4학년의 티앙카이를 합류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반대에 부딪힌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티앙카이가 중국계라는 것이 이유이다. 이에 반발한 카밀라와 에릭은 재야(?) 수학자인 폴 제이츠와 함께 새로운 수학 모임을 만든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수학 캠프’와 미국의 내셔널리즘에 반대한 수학자들이 결성한 ‘수학 모임’! 하지만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하면서 당대 최고의 수학자로 칭송받는 앤드류 와일즈가 ‘수학 모임’에 참가하면서 두 수학 집단의 힘겨루기는 팽팽한 긴장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5년 후인 2001년, 두 수학 집단에서 주목 받던 수학 스타들이 각각 3명씩 미국 수학 올림피아드 팀에 선발되면서 이야기는 극적인 양상을 띠게 된다.
수학 올림피아드 4회 연속 금메달 수상의 대기록 앞에 선 티앙카이
“대기록은 오직 백인에게만!”
9학년(미국의 학년제는 12학년이다)에 올림피아드에 참가한 티앙카이는 곧 백인계 미국인인 레이드 바튼이 이룰 4연속 출전, 4연속 금메달 수상의 대기록에 접근할 유일한 인물로 각광을 받는다. 하지만 미국수학과학협회의 의장인 스타이글러와 미국 팀 코치인 티투 안드레스크는 티앙카이의 금메달 수상을 저지하고, 레이드 바튼의 만점을 이룩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미국 팀 내의 갈등은 고조되고, 아이들도 분열한다.
아무도 이루지 못한 평화
“수학이 우리를 행복하게 할 거야.”
기득권을 가진 이들의 정치적 음모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팀의 갈등은 커져만 간다. 하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정치적 음모의 희생양이 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수학 올림피아드가 끝나갈 무렵, 아이들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우정을 나눈다. 어른들의 정치적 게임은 아이들이 이룬 우정 속에서 씁쓸한 패배를 맞는다. 승리는 아이들의 몫이다. 2001년 미국의 페어펙스에서 벌어진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1996년부터 시작된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리고 그 안에 퍼져 있는 로맨스와 감동적인 가족애의 발견이야말로 이 이야기가 가진 최고의 덕목이다.
수학영웅의 탄생 실화
“미국을 수학 열풍으로 이끈 주인공!”
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주인공은 티앙카이 리우라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실제 인물인 티앙카이는 수학 올림피아드를 통해서 새로운 인격을 형성한다. 인종차별과 가정의 불화를 수학으로 딛고 일어서는 티앙카이에게 수학은 축복이었다! 2001년 미국의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미국 전체를 수학 열풍으로 이끈 실제 인물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자폐증에 갇혀 있던 티앙카이가 주위 어른들을 통해 수학적인 세계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은 최고의 모험담이자,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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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종을 눌러라 수학올림픽 조종한 추한 백인
세계의 수학 영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는 지적 경연의 현장이다. 그 속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영재들의 드라마가 되겠는데, 이런 어린 수학자들의 경연에 어른의 정치적 음모가 끼어든다면? 아마도 지적 게임을 다루는 소설로는 제격일 듯하다.
그런데 2001년 미국에서 열린 제42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이런 소설 같은 일이 일어났다.
미국의 과학저술가 스티브 올슨이 쓴 <수학올림피아드의 천재들>(자음과모음 펴냄)은 그해 수학올림피아드에 참여한 미국 학생대표팀에 얽힌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다룬 실화소설이다. 지은이는 다큐멘터리 성격의 책을 쓰려고 1996부터 주인공 티앙카이 리우를 비롯한 어린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채집해왔다고 한다. 이야기는 1995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공립학교에서 시작해, 2001년 영재들의 각축장인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절정에 이른다.
새너제이 공립학교 4학년생(초등 4년생)인 중국계 미국인 티앙카이는 늘 교실 한 구석에 앉아 조용히 수업을 듣는 말없는 소년이었다. 그늘진 그의 삶에 대전환이 일어난 건 이 학교 수학교사 로렌스 핀 덕분이었다. 수학시간에 1부터 100까지 모두 합한 값을 묻는 느닷없는 물음에, 티앙카이는 ‘1+100’ ‘2+99’ ‘3+98’ 식으로 이뤄진 101이 50쌍을 이뤄 ‘5050’이라는 답을 간단히 만들고, 곧이어 23×3×53×7의 계산을 ‘(2×5)3×(3×7)’으로 바꾸고 다시 ‘103×21’로 단순화해 답 ‘21000’을 맞추는 재능을 발휘했다. 온 세상을 도형과 숫자로 단순화하는 그의 선천적 재능은 수학 영재의 것이었다.
수학교사의 추천을 받아 티앙카이는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며 수학 영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4년 뒤엔 미국 대표 학생 가운데 한 명으로 올림피아드에 참여했다. 그는 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런 드라마의 전개는 사실 훨씬 더 복잡하다. 티앙카이만의 영재 드라마라면 숫자와 도형의 아름다운 수학적 질서와, 가정불화을 겪은 어린 영재의 좌절과 성공을 담은 영재 성공기 쯤에서 그칠 테지만 여기엔 뜻밖에도 백인우월주의라는 어른들의 정치가 개입한다.
미국 정부 지원 영재교육 백인 위주
청소년 수학 능력에서 세계 상위권에 잘 오르지 못해 종종 자존심을 구기는 미국에선 수학·과학자들 중에 수학교육 개혁과 영재 교육을 표방하고 나선 두 집단이 있었다. 하나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과학 분야의 ‘미국 제일주의 실현’을 목표로 나선 국제수학과학연구회였고, 다른 하나는 이런 국수주의·인종차별 교육철학에 반기를 들고 뛰쳐나와 새로운 수학 영재 프로그램을 운영한 수학자들이었다. 언론매체에선 두 수학자 집단의 경쟁을 흥미로운 기삿거리로 다뤘다. 마치 수학계의 보수와 진보가 대결하는 양상이었다.
두 집단이 각각 운영한 ‘수학캠프’와 ‘수학모임’이라는 영재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학생들 가운데 2001년 올림피아드의 미국 대표팀 6명이 모두 뽑혔다. 그런데 여기에 정말 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6명 가운데 3명은 수학캠프 출신이었고 모두 백인이었다. 나머지 3명은 수학모임 참가자였고 모두 황인종, 곧 중국·한국·베트남계 미국인이었다. 이런 사실은 미국 수학계에서 화제가 됐다. 수학캠프와 수학모임의 대결 무대는 올림피아드로 옮겨진 셈이었다.
2001년 83개 나라에서 500명 가까운 수학 영재들이 참여한 국제수학올림피아드는 그해 7월 미국에서 열렸다. 이틀에 걸쳐 치러진 여섯 문제의 시험 장면은 매우 수학적으로, 또한 지적 게임과 같이 그려졌다. 첫번째 문제에서 모범답안을 뛰어넘을 만한 수준의 간결한 문제 풀이로 나아간 티앙카이, 해법을 찾지 못해 갈팡질팡하다 시험도중에 잠시 화장실로 가는 순간에 섬광 같은 아이디어를 얻은 이안 레, 자기 답안의 약점을 세련되게 감추며 끝까지 밀고나간 레이드 바튼 등등. 수학 문제풀이 장면을 읽다보면 인생의 어려움을 풀어나가야 하는 우리네 삶의 태도와도 무척 닮았다.
각 나라 대표팀의 코치로 참여한 수학자들이 시험을 출제하고 채점하는 장면들은 국제수학올림피아드가 과연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채점 과정에 ‘음모’가 개입했다.
채점장에 들어가는 미국 대표팀 코치 티투 박사한테 접근한 국제과학수학연구회 의장인 스타이글러 교수는 미국 대표팀 가운데 백인 학생이 금메달을 따도록, 그래서 미국사회에서 백인의 우월성을 입증해달라고 넌지시 압력을 넣는다. 학생대표 레이드는 이미 4년 연속 올림피아드에 출전하는 기록을 세웠고,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면 ‘4년 연속 금메달’의 신화를 백인이 거머질 것이라고. 또 어린 티앙카이가 앞으로 4년 연속 금메달의 신화를 깨지 못하게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게 해달라고.
천재를 못키우는 수학강국 한국
스타이글러는 ‘일그러진 미국사회의 백인우월주의’를 대변하고 있다. “(올림피아드) 참가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을 동양인 녀석들이 차지하고 있었어요. 백인의 나라 대표로 참가한 황인종은 있어도 황인종 나라의 대표로 참가한 백인은 없단 말입니다. 올림피아드에서 우리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게 무얼 의미합니까? 앞으로 몇 년만 지나면 아마도 과학기술의 주도권이 놈들에게 넘어갈지도 모릅니다.”(290쪽) 음모의 결과는 순수한 지적 대결의 장을 오염시킨 어른들의 모습으로 드러났다.
한국인 독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감초 같은 얘기도 책에 담겼다. 먼저 미국 대표팀에 참여한 한국계 미국인 ‘데이비드 신’. 그는 넉살좋고 음악을 좋아하는, 대표팀 안의 낙천적 괴짜 같은 수학자로 묘사됐다. 또 지은이는 소설 속 미국 수학자들의 입을 통해 한국은 “올림피아드에서 1, 2위를 다투는 수학 강국”이지만 “그들은 ‘수재’를 길러내는 데는 뛰어나지만 ‘천재’를 키우는 데는 서툽니다”라는 평을 들려준다. 이 실화소설은 기초학문인 수학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과학 영재들을 우리사회가 어떻게 보살필 것인지를 말하는 책이기도 하다.

